◇귀여운 굿즈가 된 부적
노란 바탕 종이에 빨간색으로 그려 넣은 한자. 대부분 중장년층이 무속인을 찾아 받아 오던 부적은 근래에 유아자기간 캐릭터가 그려진 ‘굿즈(이색적인 자체 제작 제품)’처럼 변신했다. 울산이·곰 같은 동물 그림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행운 기원’ ‘합격 대박’ 등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벽이나 문에 붙이기만 하는 용도가 아니다. 엽서 또는 열쇠고리 모습로 만든 부적도 있을 것이다. 신용카드 덩치로 코팅된 부적을 핸드폰 케이스나 지갑에 넣고 다니기도 된다. 9년 차 초등 교죽은 원인 박모(33)씨는 “아이들끼리 ‘영원히 친구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적힌 우정 부적을 나눠 갖거나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코팅된 부적 형태의 카드를 선물하는 경우도 봤다”고 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서 10~40대 70명 중 6명이 “부적이나 특정 물건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미래 무속인이 손수 쓰던 부적은 ‘영험하다’며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팔렸다. 이제는 프린팅된 부적이 1만원 안팎으로 팔린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잎클로버 액세서리부터 액막이 장식품까지,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싸게 장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당이 콘텐츠 되는 시대
이와 같이 젊은 층이 점술·부적 등을 많이 찾는 배경으로 며칠전 무속을 인천사주 다룬 드라마와 예능이 늘어난 반응이 꼽히기도 된다. ‘접근 장벽’이 낮아졌다고 전공가들은 분석된다. MZ세대 점술가들이 모여 서로의 연애운을 점치고 절에서 데이트하는 예능, 소녀 무당이 주인공인 드라마, 저승사자 아이돌이 등장하는 넷플릭스 영화 ‘K팝 데몬 헌터스’까지 인기를 끌며 관심에 접근하는 젊은 층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릴 때부터 학업 경쟁에 내몰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팍팍한 취업 현실과 맞닥뜨려야 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걱정과 불확실성을 상징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점음주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전했다.